커뮤니티

언론보도
전장연 ‘지하철 행동’ 물리적 충돌 격화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3-01-04   조회수 : 832
파일첨부 :

새해부터 재개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지하철 투쟁이 올 한해 서울교통공사(이하 공사) 측과의 물리적 충돌이 더욱 격화될 전망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무관용’ 입장을 천명한 후, ‘5분 이내’ 탑승 조건인 선전전까지 거부당하며 “장애인도 시민으로 지하철을 타고 싶다”는 외침마저 꺾이고 만 것.


'2023년에는 장애인도 시민으로 살아갈 권리를 함께 나누어 주십시오!' 피켓을 건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활동가.ⓒ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앞서 지난 2일 오전 8시, 서울 삼각지역 승강장에서 전장연은 1박 2일 ‘지하철 행동’을 선포하며, 지하철 탑승을 시도했지만, 공사 직원들과 경찰들에 의해 저지당했다.

전장연이 정부와 국회에 요구했던 장애인권리예산 총 1조 3000여억 원 중 106억원 가량인 0.8%만 최종 반영된 것에 대한 반발로, 다시 지하철을 탄 시민들에게 장애인권리예산의 필요성을 알리겠다는 취지였다.

전장연 활동가들은 “장애인도 지하철을 태워달라”고 절규했지만, 경찰 방패에 막히며 오후 10시까지 약 14시간 동안 고립됐다.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에서 하차해 다시 삼각지역으로 이동하려 했지만, 서울교통공사와 경찰들에 의해 저지당했다.ⓒ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다음날인 3일에도 마찬가지였다. 오전 8시께 4호선 성신여대입구역에서 지하철에 탑승한 전장연 활동가들은 지하철 안에서 막간을 이용한 선전전을 펼친 후,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에서 하차해 다시 삼각지역으로 이동하려 했지만, 서울교통공사와 경찰들에 의해 저지당했다.

승강장 앞에서 전장연 활동가, 공사 직원, 경찰 등이 역사 안에서 뒤엉키며 곳곳에서 물리적 충돌까지 빚어지기도 했다.

전장연 활동가들은 “장애인도 시민이다. 지하철을 타게 해달라”고 절규했지만, 공사 측은 “철도안전법을 위반했다”면서 시위 중단 및 역사 밖 퇴거를 거듭 요청했다. 이들은 지하철로 이동하지 못한 채 역 안에 고립됐다.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기둥에 부착된 선전물.ⓒ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새해 들어 전장연과 공사의 충돌이 극심해진 것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전장연 시위에 대한 ‘무관용’ 입장을 밝히면서다.

오 시장은 서울교통공사가 전장연을 상대로 낸 열차 지연 손해배상 소송과 관련해 법원의 조정안 수용에 대해서도 “비합리적”이라면서 공식 거부했다.

조정안 내용은 교통공사 측에는 ‘2024년까지 19개 역사에 엘리베이터를 설치’를, 전장연 측에는 ‘열차 운행을 5분 초과해 지연시키는 시위를 할 경우 1회당 500만 원을 공사에 지급’하도록 하는 내용으로, 오는 4일까지 조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본 재판으로 넘어가게 된다.


3일 1박2일 투쟁을 마감하는 해단식에서 매일 선전전 계획을 밝히고 있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상임공동대표.ⓒ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이틀째 지하철을 타지 못한 전장연은 주말과 공휴일을 제외한 260일간 매일 4호선에서 지하철 선전전을 이어가겠다고 결의했다.

3일 10시 50분, 1박2일 투쟁을 마감하는 해단식에서 전장연 활동가들은 “장애인도 시민이다. 장애인도 지하철을 타고 싶다”고 외쳤다.

전장연 권달주 상임공동대표는 “지하철을 타며 시민들에게 알리고자 했던 외침이 윤석열 정부에 의해 무참히 꺾였다. 14시간 동안 지하철을 타지 못해 유감”이라면서 “지하철 행동은 우리의 민주주의를 위한 시민 행동이다. 2023년에도 장애인들이 마이너스에서 제로의 삶으로 이동될 수 있도록 시민들을 상대로 선전전을 계속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장애인차별철폐연대 문경희 대표는 “우리는 시민과 싸우는 것도 아니고 경찰이나 정치인과 싸우려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살 권리를 보장하라는 것뿐”이라면서 현장에 있는 기자들을 향해 “왜 우리가 20년 넘게 싸우고, 왜 우리가 지하철 문 앞에서 타지 못한 채 14시간을 갇혀 있어야 하는지, 어떤 투쟁을 해 왔는지 알려 달라”고 호소했다.

전장연 박경석 상임공동대표는 오세훈 시장에게 "출근길 지하철 탑승을 허용해달라. 무정차 하지 말라"면서 "시민들의 불편함을 최소화하기 위한 법원 조정안을 수용하기로 했으니, 오 시장 또한 조정안을 수용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올해 윤석열 대통령 집무실이 있는 삼각지역을 지나는 4호선에서  매일 지하철 선전전을 진행하겠다. 윤석열 대통령의 책임이 명백하다는 것을 말씀드리기 위한 것"이라면서 "4호선을 제외한 모든 호선에서는 진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투쟁 계획을 밝혔다.

다만, 기획재정부 추경호 장관과의 면담이 진행될 경우 선전전을 유보하겠다는 입장이다.

마지막으로 박 상임공동대표는 "투쟁하기 위해 출근길 지하철을 타는 것이 아닌, 출근하기 위해 지하철을 타기 위한 날이 하루빨리 오길 기원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전장연은 장애인권리예산 반영과 장애인권리 4대 제정법안(장애인평생교육법, 중증장애인고용촉진특별법, 장애인탈시설지원법, 장애인권리보장법)을 요구하며, 한덕수 총리, 기획재정부 추경호 장관 등 각 부처 장관에게 3월 22일까지 면담을 요청한 상태다. 

이전글 장애인 등 취약계층 전기·가스요금 할인 지원
다음글 장애인 키오스크 차별 정당화? 화살은 복지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