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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장애인, 밤에 혼자 있다가 사고 잇따라 “계양구청, 24시간 지원하라”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24-06-10   조회수 : 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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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물도 먹기 힘든데 활동지원은 ‘하루 11시간뿐’

인천 계양구에 사는 조한우(62세) 씨는 지적장애와 뇌병변장애가 있는 중증장애인이다. 2021년 11월 탈시설하여 현재는 장애인자립생활주택에서 혼자 살아가고 있다. 조 씨는 월 350시간(보건복지부 270시간, 인천시 80시간)의 활동지원을 받고 있다. 하루 11시간꼴로 주로 낮시간에 사용한다. 밤에는 혼자 지낸다.

조 씨는 지난해 12월 새벽, 화장실에 가다가 넘어졌다. 피를 철철 흘리고, 온몸에 타박상을 입었다. 그는 당황스러움에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어 그대로 얼어붙었다. 화장실과 안방에는 119를 호출할 수 있는 긴급벨이 있었지만, 그조차 생각나지 않았다. 피를 흘린 채 스스로 ‘괜찮다’고 억지로 마음을 추슬렀다. 시간이 한참 흐른 뒤에야 자립생활주택 담당자의 전화번호를 단축번호로 저장해놓은 것이 생각났다. 그렇게 담당자와 뒤늦게 연락이 닿아 응급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

지난 3월 새벽에도 조 씨는 복통을 호소하며 응급실에 실려 갔다. 검사 결과, 장폐색으로 4일간 입원했다. 퇴원 후 건강을 회복할 때까지 2주간 하루 24시간 활동지원이 필요했다. 그 기간 동안 사비를 들여 활동지원사를 따로 고용했다. 60만 원이 넘는 돈이 지출됐다. 그의 월수입 절반이 넘는 돈이었다. 그는 기초생활수급비(72만 원)와 장애인연금(40만 원)으로 살아간다.

지난 5월 새벽에는 울혈성 심부전으로 긴급 입원했다. 울혈성 심부전은 신체에 혈액 공급 능력이 떨어져 발생하는 증상으로, 호흡곤란을 일으키고 언제 쓰러져도 이상할 것이 없는 질환이다. 이 모든 위급상황은 활동지원사가 없는 시간에 발생했다.

생명을 위협받는 사고가 없어도 활동지원사가 없는 그의 하루는 늘 아슬아슬했다. 그는 혼자 물도 떠먹을 수 없다. 활동지원사가 퇴근 전에 빨대컵에 물을 따라 놓으면 그 컵에 든 물만 마실 수 있다. 혼자 있는 시간 동안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TV 켜고 끄기, 리모콘으로 형광등 켜고 끄기 같은 것들뿐이다. 식사도 활동지원사의 지원이 있어야만 가능하다.

활동지원사가 없는 시간에 지속해서 사건이 발생하자, 인천 민들레장애인자립생활센터(아래 민들레센터)는 5월 21일부터 자비를 들여 조 씨에게 24시간 활동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서비스의 공백이 메워지자, 불안했던 그의 일상은 한층 안정감을 되찾았다. “24시간 활동지원을 받는 지금 모든 게 다 좋아요. 밤에도 혼자 있지 않아도 돼서 불안하지 않아요.” 지난 5월 31일, 비마이너 기자를 만난 조 씨가 말했다. 그러나 언제까지나 센터가 자비를 들여 그를 지원할 수는 없는 일이다.

- 일주일 세 번, 투석받고 오면 활동지원 끝… 일상생활 지원 공백

활동지원 시간이 부족한 것은 조한우 씨뿐만이 아니다. 강한나(가명, 56세) 씨도 조 씨와 마찬가지로 인천 계양구의 장애인자립생활주택에서 혼자 살고 있다. 그는 신장장애와 지체장애를 갖고 있는 중복장애인이다. 신장장애가 있는 강 씨는 당뇨로 인한 합병증으로 오른쪽 다리를 절단했다. 그러나 강 씨가 받고 있는 활동지원시간은 월 120시간이 전부다.

강 씨는 매주 월, 수, 금요일 투석 치료를 받기 위해 새벽 6시에 집을 나서 오후 2시에 집에 돌아온다. 혼자 집을 나설 수 없어 병원에 가려면 활동지원사가 필요하다. 당뇨로 인한 시력저하, B형 간염, 부정맥을 앓고 있는 몸으로 투석까지 받고 오면 완전히 녹초가 된다.

그러나 병원을 오가는 데에 활동지원시간을 모두 써서 그 외에 일상생활에서는 전혀 지원을 못 받고 있다. 가장 힘든 것은 역시 의식주다. 냉장고 문을 여는 것도 힘들어 대충 끼니를 때우는 경우가 많다. 밥을 푸는 것도 어려워 활동지원사가 밥솥에 있는 밥을 꺼내두면 전자레인지에 돌려 먹는다. 비장애인에겐 아무렇지 않은 일인 양말 신기도 그에겐 많은 품이 든다. 양말 구멍에 발을 맞추는 것부터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활동지원사가 없을 때는 외출하지 않고 거의 누워있다. 많은 질병을 앓고 있어 언제 쇼크가 올지 몰라 불안에 떨고 있는 강 씨는 “하루 8시간만이라도 활동지원시간을 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긴급지원 요구에 계양구청 “정말 생사가 달린 문제 맞냐”

활동지원서비스는 장애인의 자립생활 지원을 위해 만들어진 제도다. 그러나 현재 보건복지부에서는 최대 월 480시간(하루 16시간)까지만 제공하고 있다. 이 시간을 받기 위해선 불가능에 가까운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활동지원시간을 판정하는 종합조사표에 따르면, 사지마비장애에 정신장애가 있는 최중증장애인이 혼자 살면서 사회생활까지 해야 이 시간을 겨우 받을 수 있다. 2023년 6월 기준으로, 월 480시간을 받는 사람은 전국에 24명뿐이다. 활동지원서비스를 이용하는 인원의 0.01%에 불과하다.

중앙정부가 주는 활동지원시간이 하루 최대 16시간에 그치니, 나머지 부족분은 지자체에서 각자 알아서 메꾸고 있다. 이는 지자체 재정 상황에 따라 편차가 크다. 민들레센터에 따르면, 인천시의 경우 총 74명에게 24시간 지원을 하고 있다고 한다. 이중 계양구에 거주하는 장애인이 26명이다. 그러나 26명에 조한우·강한나 씨는 속하지 않는다.

박길연 민들레센터 소장은 이처럼 시 차원에서도 지원받지 못하는 중증장애인에 대해선 계양구가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소장은 “계양구에는 중증장애인들이 많이 산다. 조한우 씨처럼 사각지대에 있는 장애인이 분명히 더 있을 것”이라면서 “구 자체적으로 활동지원서비스를 24시간 지원하는 특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민들레센터는 계양구 내 24시간 활동지원서비스 제도화 마련과 함께 조한우 씨에 대해서는 하루 24시간 보장을, 강한나 씨에 대해선 하루 8시간 보장을 요구하며 최근 계양구청과 다섯 차례 면담을 진행했다. 그러나 계양구청은 “시에서 우선적으로 예산을 늘리는 게 맞지 않겠냐”며 인천시로 책임을 돌렸다. 지난 5월 30일 면담에서는 조한우 씨의 상황에 대해 장병현 계양구 부구청장은 “긴급한 사람에 대해서는 지원을 해야 한다”면서도 “그런데 정말로 이분의 생사가 달린 만큼 시급한 문제냐. 8시간 지원을 받으면 생명에 문제가 있고, 24시간 지원받으면 문제가 없어지는 것이냐”고 물었다.

이에 이다영 민들레센터 활동가는 “부구청장의 발언에서 보듯, 계양구는 활동지원시간 부족으로 장애인이 죽어가는 현 상황에 대한 이해도 없을뿐더러 굉장히 무관심하다”고 지적했다.

그 다음 날인 5월 31일, 민들레센터는 계양구청 앞에서 장애인 활동지원시간 확대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 조한우 씨도 참여했다. 언어장애로 음성언어 사용이 어려운 조 씨는 AAC(보완대체의사소통)를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전했다.

“자다가 죽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에 무서워서 밤에도 잠을 편히 잘 수가 없습니다. 저는 언제까지 계속 이렇게 살아야 할까요? 제발 이제 더 이상 ‘죽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살아가지 않도록 활동지원을 24시간 보장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 계양구청, 기자회견 하니 뒤늦게서야 사태 수습 나서

민들레센터가 지지부진한 면담에 항의하며 기자회견을 열자, 계양구청은 뒤늦게서야 사태수습에 나섰다. 구청의 독촉에 활동지원시간을 판정하는 국민연금공단(아래 공단)은 기자회견이 진행된 5월 31일, 조 씨와 강 씨에 대한 활동지원등급 변경을 위한 방문조사를 진행했다.

‘활동지원시간이 변경되기 전까지 두 사람에 대해 긴급지원하라’는 민들레센터의 요구에 구청은 “긍정적으로 검토해 이른 시일 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구청은 향후 공단의 심사 결과를 반영해 두 사람에 대한 지원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구 차원의 24시간 활동지원서비스 제도화 마련’에 대해선 오는 20일까지 답변하기로 했다.

출처 : 비마이너(https://www.beminor.com/news/articleView.html?idxno=26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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